언론보도

[기고] 아동학대 예방책 시급하다

  • · 작성자|경기화성아동보호전문기관
  • · 등록일|2021-06-07
  • · 조회수|254
  • · 기간|2025-06-10

안녕하세요.

2021년 05월 10일(월), 우리 기관 강은영 관장님의 기고문이 기호일보를 통해 게재됐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동학대 예방책 시급하다

기고자: 강은영 경기화성아동보호전문기관장

   아이는 소중하다. 얼굴이 예뻐서, 잘생기고 귀여워서 소중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귀하다. 아이들을 우리의 미래라고도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당연한 권리를 빼앗긴 아이들의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된다. 바로 아동학대 사건 말이다. 사건 내용을 들으면 모두가 분노하게 되고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과 함께 정책의 변화를 부르짖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를 지켜주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아동학대 대응 업무에 오랜 기간 종사한 필자도 깊은 책임을 느낀다. 지난 10월, 국가는 아동학대 대응현장 전면에 나서기로 한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담은 정책을 시행했다. 아동학대 조사는 공공영역에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담당하며 아동학대에 대한 전문적인 사례 관리는 민간의 영역인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수행하게 됐다.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을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면서 공공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정책이 시작됐다. 하지만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민간 중심으로 운영됐기에 갑작스러운 변화 앞에 많은 과제가 있다. 먼저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서는 전담공무원의 인력·전문성 확보 문제가 시급하다. 필자가 근무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관할 지역은 화성, 오산 2개 지역으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각각 6명, 4명 배치됐다. 

보건복지부 기준선에서 인력이 배치되기는 했으나 신규로 배치된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생소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24시간 신고 접수에 대응하고 경찰 등 다양한 네트워크와 협업해야 하는 상황에 현재 배치된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2020년 기준 화성시 520건, 오산시 240건 정도 신고가 접수됐는데 올해는 전년보다 높아진 신고로 각 시당 전년보다 최소 25% 이상 증가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동학대 문제는 가장 사적인 공간인 가정 내 아픔을 다루는 일이기에 무엇보다 전문성과 민감성을 가져야 한다.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는 당연히 기본적인 교육과 훈련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아동학대 문제를 다루려면 인간의 발달, 심리뿐 아니라 사법기관과 함께 일하기에 법적지식까지 갖춰야 한다. 또한 말로 모든 표현이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기에 비언어적 메시지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실무에 바로 뛰어들기에도 부족한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어 조사 공무원의 인력확보를 위한 안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문성 함양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그동안 아동학대 대응 주체였던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새로운 역할의 중요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장조사 안정화가 급선무라 하지만 전체 아동학대 대응체계에서 전문기관의 역할 재정립과 가족 중심 서비스 실천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난 1월과 3월 보건복지부는 변화된 아동학대 대응체계 이행력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내용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의 가족 중심 서비스 실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담기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적시에 아동을 구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 아동·가족의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가족기능을 회복해 가족이 건강해지도록 돕는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당장은 시설에서 떨어져 지내더라도 아이 인생 전체를 보면 언젠가는 부모를 만나게 될 것이고 같이 살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가족 구성원이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고 개별 가족에 맞는 올바른 해결법을 찾아내는 것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장기적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사례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하지만 20년 만의 아동학대 대응체계 변화가 아이들을 위한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발전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인다면 아동학대 대응현장에서 20년간 고군분투하며 아이들을 구해내고 애써온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의 이야기가 충분히 반영된 실효성 있는 정책이 세워지기를 바란다.


* 매 체 : 기호일보 (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926018)